미성년자 알바생을 쓰면 머리가 아프다

미성년자 알바생 따위 필요없다
몇 일 전, 일하다 다친 a 의 오빠가 오늘 내가 일하는 매장에 와서 일하고싶다는 말을 전해왔다. a 의 오빠는 현재 다른 곳에서 알바를 하는중인데, pc 방에서 무려 8개월간을 일하는 중이란다.

하지만, 사장이 주기로 한 급여를 결국엔 받지못하고 그만두고 여기에서 일하고싶다고 한 것. 물론 이전에 a 와 그의 오빠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었고, 여기에 와서 일하라고 말한 적도 있었다.

설마 오겠어?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결국 왔다. 21살인 a의 오빠는 오늘 매장에서 일을 시켜보니 역시 다른 곳에서 일을 한 티가난다. 다른 미성년자 초짜 알바생과는 다른 포스가 좔좔.

굉장히 만족스러운 성인 알바생!!! 게다가 남자라서 너무 좋다. 이곳에서 알바하는 여자 비율이 90% 에 육박하다보니 힘쓰는 일에는 거의 쓰질못해 답답한 마음이 한순간 사라진다.

일이 끝나고 a 의 오빠와 대화를 나눴다. 주로 a 의 이야기와 매장 일에 대한 것들이었다. a 의 오빠는 내성적인 a 가 이전에는 집에만 오면 휴대폰만 만지작거리고 대화는 거의 단절이었는데, 알바를 한 이후부터 조금씩 변화하더니 활발하게 가게 이야기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내심 뿌듯했다. 내가 해준 건 단지 a 가 친동생처럼 걱정이 되어 진실되게 인생 조언을 자주 해줬다는 사실 뿐이다. a 는 18살이고 현재 자퇴를 한 상태이며 돈받고 일하는 알바는 거의 처음이라고 내게 말한적이 있다. 난 a 가 너무 좋다. 묵묵히 자기가 맡은 일을 하는 모습을 보면 참 기특하단 생각이 들어서다. 참고로 a 의 어머니는 이녀석들을 일찍난 편인데, 나랑 2살 차이가 난다;;;

아무튼 a 와 그녀의 오빠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이런 매장은 거의 사람장사라고 할만큼 사람이 정말 중요하다.  앞으로 큰 힘이 되줄 사람들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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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함께 일하는 직계 직원 1명이 쉬는 날이어서 가뜩이나 바뻐죽겠는데, 알바생 2명이 늦게와서 내가 따로불러 엄청 혼냈다. 사실 겨우 5분 지각했다. 다른 알바생들도 시간엄수를 조심하라는 취지에서 이 친구들은 본보기로 크게 나무란 것도 있다.

그 중 한 명은 울었다. 후에 들은 얘기지만 나름 사정이 있었다. 이 두 명은 학교 수업이 끝나고 교복 입은채 매장에 일하러 온 녀석들이다. 한참 밑의 어린 사촌 동생뻘이라 혼내는 것도 속으론 쓰라리지만 어쩌겠는가? 이건 사회생활이고 난 이들을 이끌고 가야만 하는 사람이다. 기본적인 에티켓 교육을 철저히 시켰다.

다행이 알바생들과 개별 면담을 해보면 매장에서 일하는 만족도가 높은 편이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일머리가 있어서 잘 따라오는 애들이 있는가하면, 따라오는 속도가 현저히 느린 친구들도 있다. 이 갭을 꾸준히 개선해야지만 매장은 안정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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