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은 더러워서 피하는거다. 무서워서가 아니라.
- 잡동사니/일상다반사
- 2019. 5. 17.
처음 의욕적으로 시작했던 사업이 크게 망하고 남은 것은 빚 뿐이었다. 이 일도 불과 몇 년전의 일이다.
솔직히 별로 언급하기 싫어서 그동안 계속 피해왔었다. 매일 계속되는 빚 독촉 전화와 그 밖의 일들로 난 심신이 지쳐있었고, 여러 일들을 전전하다가 지인이 소개해준 공장에 들어가게 되었다.
공장에 있었던 그 후 2년간은 정말 평범한 인간답게 열심히 살았다. 돈도 잘 안쓰고 빚 갚으려고 노력도 많이했다. 물론 빙산의 일각 수준의 금액을 갚아서 전체적인 금액에는 턱없었지만, 그래도 자신감 정도는 회복하는 계기가 되었달까.
난 장사한다고 망했던 이 기억이 싫다. 집으로 계속 배달되는 고지서에 노이로제 걸릴정도여서 지금도 집에 날아오는 것들을 볼 때마다 싫어하고, 무언가 돈이 밀린 거 보면 신경쓰여서 바로 갚아버리려고 노력한다.
어제 휴대폰을 바꾸기 위해 sk 로 넘어가는도중 매장에서 연락이 왔다. sk 브로드밴드 미납요금이 있어서 휴대폰을 바꾸기 힘들다라는 거다. 난 sk브로드밴드 가입한 기억이 없는데, 도대체 무슨 말인가??
늦은시각이라 상담원 연결이 어려워 아침 일찍 방금 sk 브로드밴드 측에 연락을 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과거 내가 장사한다고 밀렸던 요금중의 하나였다. 기억이 안나 상담원과 계속된 이야기를 해보고 깨달았다.
그동안 사용내역을 살펴보니 2016 년에 직권해지가 되었다고 말한다. 금액은 40만원. 내가 사용한 것이 아니다. 다른 그 누군가가 사용을 했다. 난 명의를 빌려줬다. 함께 사업을 했던 바로 그 사람이다. 그 사람은 요새 매장도 내고 사업을 확장시키는 모습을 인터넷상에서도 자주 목격 할 수 있다.
공장에 다니는 2년동안 그간의 괴로운 심정에 피하고싶어서 아예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았는데, 주변에서 얘기를 해줘서 그 때 알았다.
정말 화가 머리 끝까지 났다. 블로그상에서는 처음 고백을 하는건데, 사업이 망한건 전적으로 내 탓만이 아니다. 다 이유가 있다.... 그냥 피하고싶었다. 똥은 더러워서 피하는거다. 무서워서가 아니라...단지 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