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생이 시말서를 쓴다는 의미

알바생이 시말서를 쓴다?
현실적으로 이런 경우가 있느냐고 되물을 수 있는데, 실제 내가 일하고 있는 곳에선 시행을 하고있다.

과거 알바생을 맘대로 부르고, 자르고 하는 행위는 이제 불가하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알바생도 업주도 따라야한다. 내가 과거 운영했던 매장시절과는 다르다.

요새 하도 알바관련 뒤로 찌르는 애들도 많고 악덕업주도 많기 때문에 나중을 위해서라도 노무사를 끼고 이런저런 상담을 받으니 일하다 잘못된 점이 있으면 그만두라는 말을 하지말고 시말서를 받으라고 한다.

알바생 또는 직원에게 시말서 3장을 받게되면, 업주가 알바생을 자를 수 있는 권한이 생긴다고 노무사는 말했다. 알바생이나 직원들은 시말서를 어떻게 생각할까? 어제의 일이다.

직원 a 는 함께 일하는 동료 알바생 b 와 일적으로 가끔씩 부딪히는 일이 자주 있었다. 그러다 어제 사단이 났다. 손님이 있는 자리에서 둘이 언성을 높여 크게 싸운 것이다.

물론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바로 엄중경고와 함께 따끔히 혼냈을건데 바쁜 와중에 일어난 일이라 나 역시도 보질 못한 상황이었다.

후에 실장과 매니저가 따로와 얘기를 해줘서 알게 되었다. 사태는 의외로 심각했다. 나는 a 와 b 를 각각 따로 불러 상황설명을 들었다.

지난번에도 언급했지만, 하아..가끔씩 애들 얘기들을 때마다 내가 왜 이런 녀석들의 한풀이를 들어줘야 하는가에 대한 현타가 강하게 밀려온다.

둘의 이야기를 듣고, 최근 연속된 직원들의 이런 문제들 때문에 곪머리를 썩혀온 상황이었기에 강한 현타 밀려왔다. 그리고...

둘에게 사연을 각각 들으며 크게 조언할 것도 그리고 나무라고싶은 마음도 사그라들었다. 조용히 a 에게 시말서 용지를 주며 작성을 하라고 지시했다.

처음보는 시말서에 직원 a 는 어리둥절했다. 작성을 어떤식으로 해야하냐고 되묻기도 했다. 대충 설명을 했고, 작성하는 동안 나는 시말서 3번 작성하면 이유불문하고 퇴사조치를 취하겠다고 강하게 말했다.

시말서를 작성한 a 는 상당히 억울해하는 표정이었다. 물론 본인도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을테지. 시말서 작성 자체가 어린 알바생들에게는 충격일 수도 있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후에 알게된 사실인데 시말서 작성 후 퇴근하고 매장 밖에서 실장과 대화를 나누다 억울하다고 울음을 터트렸다고 한다.

바로 오늘 오랜만의 휴일이라 집에서 푹쉬고있는 내게 실장이 전화를 했다. 직원 a 가 사장님에게 일을 관두겠다고 말했다는 것. 사장님은 어르고 달래서 보내주며 다시 생각해보라고 돌려보냈다는 말을 전해주었다.

하아...... 생각 같아선 짜르라고 말하고싶지만 매장 내에서도 다른이들보다 일잘하는 직원 a 의 능력치를 보면 사장님의 말도 이해가 간다.

요새 같아선 진짜 회사를 위해 노력이고 뭐고, 그냥 조용히 회사 생활 하는것이 스트레스 안받고 좋은 일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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