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의 구닥동 소회
- 잡동사니/일상다반사
- 2020. 6. 8.
나는 30대에 와서 직장 생활을 하자마자 가장 먼저 했던 것이 과거 어린시절 즐겼던 게임들을 다시 사서 즐기는 꿈을 꾸었다. 실제로 돈을 벌면서 꾸준히 과거 내가 즐겼던 게임을 사기 시작했다. 지금이야 레트로 라는 단어가 어색하지 않지만, 나는 당시 2010 년까지만 하더래도, 과거 사고싶었던 게임을 사고 즐기는 것이 아닌 어린시절 혼자 몰래 즐기며 게임월드 잡지를 구경하며 혼자서 키킥 거리며 상상 플레이 하는 것을 즐겼다. 물론 성인이 되서도 마찬가지였다.
가장 처음 까페 활동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네이버 까페 구엑박동이다. 이 까페에서 처음 시작한 것이 바로 레트로 게임의 시작이었다. 까페장인 아이디어님을 알게 되었고, 8비트님을 알게 되었고, 그리고 내 인생에서 중요 포인트 중의 하나였던 레드포크님. 이 분을 통해서 오락실 쓰레기급의 크라운을 들이며 바로 아케이드 쪽으로 방향을 잡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레트로시티 라는 아케이드 까페를 만들고 서서히 국내 최대 수준의 아케이드 동호회를 만들었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은 거의 부매니저인 터프가이팩님이 도맡아 하셔서 미안한 감이 없지않아 있다. 컴백 하려고 해도 그놈의 시간이.. 아니 먹고사는 문제가 더욱 급한 나였다.
..돌아가서, 구엑박동을 알고나서 더많은 레트로 게임에 대해 알고싶었던 나는 msx 는 구닥다리 라는 까페를 알게 되었다. 까페장은 루팡님 이후 라토크님. 지금은 흘러흘러 한글바람님이 꾸준히 자리를 맡고 계신다. 이름이 천국동이랑 헷갈린다는 말에 후에 개명된 구닥동.
나는 이곳에서 엄청난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당시에 나는 자영업을 하고 있어서 시간이 날 때마다 계속 댓글도 달고, 글도 쓰고 했기에 지금 생각해보면 미친게 아닐까 생각이 들정도로 빠져들었다. 내가 생각하는 것들을 모두가 비슷한 느낌으로 호응을 해주니 더욱 흥분할 수밖에..
가끔씩 눈팅은 하지만, 언제인가부터 구닥동은 멀리 하게 되었다. 그냥저냥 (지금도) 내 취미 생활의 일부였지만, 한 곳에 머무른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인간의 삶은 한정적이고, 레트로 게임 같은 과거에 빠져 산다면 후에 나올 재밌는 새로운 시대의 게임을 즐기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도 해봤다.
뭐, 지금이야 의미가 퇴색했지만, 구닥동 최초 1만번 댓글을 단 사람이 바로 나다. 당시에 히메사마, 현재 셔카님도 엄청났었다. (지금도 자료가 남아있을지 모르겠지만 1만 댓글 관련 글도 썼던 기억이 난다.) 이후 꿀단지곰님이나 다른 분들도 생겼지만, 진짜 당시에 엄청난 기세로 구닥동 덕질을 했으니...ㅎㅎ
아무튼 나 혼자 지금 술 먹고 들어왔다. 국밥집에서 혼자 소주 1병 까고 들어왔다. 구닥동 생각하면서 많은 일들도 있었고 과거 내가 쓴 글들을 읽어보니 손발 오그라드는 글도 있고 암튼 그렇네...
지금 어떻게 마무리 할지 모르겠지만, 암튼 구닥동은 내 30 대 인생에서 참 중요한 의미를 갖는 까페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술 취한 것은 아닌데, 마무리가 귀찮다. 새벽 2시가 되는데.. 이제 자야지..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