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애정과 관심은 독이된다

나는 관리자, 직원은 편의상 S . 오늘은 쉬는날이었다. 보통 일요일에 하루 쉬는데, 개인적인 볼 일이 있어 (오늘) 월요일에 쉬었다. 볼 일 보고 너무 너무 피곤해서 일찍 잤다가 지금 막 새벽에 깨서 깨톡을 읽어보니 밤중에 사장님에게서 연락이 왔더라. 내용은 간단했다. 직원 s 가 일하는 날짜를 줄이고싶다는 내용이었다.

 

2020 년 10월 26일 카톡 내용.

 

혼자 방 안에 앉아 인터넷 서칭하면서 잼나게 덕질하다가 지금 깨톡을 읽고, 바로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음... 어디부터 이야기를 꺼내야할지.... 내가 일하는 곳에서 가장 필요한 인재라고 생각하는 두사람이 있는데 바로 k 와 s 다.

k 는 나이도 있고 본인이 알아서 맡은 업무를 잘해줘서 늘 고마운 측면이 있고 믿음이 가는데, s 는 나이가 어리고 생각이 짧다. 물론 그 나이대에서는 주변 애들을 비교해봐도 성숙하고 사려깊지만, 노땅인 내가 보기엔 아직 그러하다.

일전에 s 는 나에게 그만둔다고 한 번 얘길한 적이 있다.

sooyil.tistory.com/3428 

 

직원의 소중함

일은 사실 사람이 하고, 직원은 사장에게 돈을 벌어주는 사람이다. 얼마전 오랫동안 함께 일한 직원이 그만두고싶다란 소릴 했고, 다급한 나머지 바로 그 직원을 만나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h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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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고민이 깊다. s 는 어릴때부터 봐오다보니 친동생 같은 느낌으로(실제로 굉장히 어림. 물론 친동생급의 나이차는 아니지만...) 멘탈적인 부분이나 일하는 측면이나 많은 것들을 케어 해주며 가르쳐줬다. 물론 이러한 꼰대질을 받아들이는 s 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 스스로에게 업무 측면에서 s 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큰 보람과 성취감도 (때로는) 느꼈다.

나는 늘 s 에게 2~3년만 참으라고 했다. 목표를 잡고 목돈을 만들고 나중에 하고싶은 일이 생기면 그 때 나가라고. 젊은시절 내가 그렇지 못했기에 나는 지금까지 겪어온 삶의 지혜를 s 에게 주기위해 많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s 에게 해주는 말들은 뭔가 잘못되었다란 것을 나는 결국 깨달았다.

지나친 관심과 애정은 독이된다는 사실을.

 

우리집 정원

 

결국 관리자인 나는, 직원 s 에게로 향한 관심과 애정은 독이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s 가 업무적인 스트레스와 그만두고싶어하는 뉘앙스의 흔들리는 모습을 보면 내 멘탈도 같이 흔들렸다. 지금까지 어떻게 키워왔는데!!!! 그만둔다고??? 내 깊은 내면에서는 s 에 대한 보상심리가 작용하듯 어떻게든 s 를 끝까지 끌고가고싶었다. 아니 지키고싶었다.

그러나... 그건 내 욕심이었다. 나는 s 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 아무리 인생의 좋은 조언과 삶의 지혜를 가르쳐준다고 하더라도 듣는 사람에게는 와닿지 않는 쇠귀에 경 읽기일뿐. 사실상 s 와 나는 직장의 개념 선상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애초부터 다른거다.  

 

 

나는 직장을 고르는 방법은 딱 2가지만 보면 된다고 생각한다. 비젼, 그리고 돈이다. 돈을 많이주면 일이 힘들더라도 참고 견딜 수 있다. 또는 사장의 비젼이 좋고 미래를 함께 그려나갈 수 있다면 돈이 적어도 좋다. 그러나, 내가 일하는 직장은 적어도 s 에게는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할 말이 없다. 둘 다 해당사항이 없으니.

사장에게 늘 말했다. 장사의 기본은 결국 일하는 직원이 잘해주는거라고. 직원을 늘 소중히 생각해야 한다고. 사장은 말했다. 잘해줘봐야 애들은 그런거 모른다고. 난 콧방귀를 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지금까지 함께 일해왔던 직원들의 결말을 돌이켜보면 사장이 틀린 말도 아니었다. 그래서 더 슬프다.

드라마 이태원클라스의 박새로이는 직원이 힘들고 지칠 때 이렇게 하더라. 월급 2배 인상 및 복지 향상. 드라마에서 그 직원은 더 이를 악물고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고 나름 깊은 감동을 받았는데,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 않다. 개판이다.

휴...

s 관련해서 내가 너무 애정을 쏟았나보다. 얜 그냥 본인 인생에서 스쳐가는 하나의 직장일 뿐인데 내가 너무 나댄 꼴이랄까. 알아달라고 하는 의미에서 이 글을 작성 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이런저런 잡소리를 이 포스팅에만 2시간 넘게 끄적이고 있는데, 좀 더 솔직히 말한다면 스스로의 멘탈케어를 위해 작성을 했다.   

관리자인 나는 스스로 정도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편애했나보다. 다 똑같은 직원이고 한낱 직장동료일 뿐인데 말이지... 포기하면 편할 것을..그렇다. 나도 내려놔야 한다.

나는 내일 출근 후, s 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하고싶은대로 하라고. 예전 같았으면 절대 그렇게 놔두지 않았겠지만(본인 업무량 증가ㅜㅜ) 아니다. 스스로 판단하는거지 내가 뭐라고..쩝.

선생님이 제자를 생각하는 마음이 이런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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