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

몇 일 전부터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 뒤섞이고 있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왜 생기는지도 모르겠고, 직장생활, 심지어 집에서 쉬는 시간까지 멍해지면서 극도의 불안증세가 생겼다. 그렇다고 이걸 누군가에게 말하기도 어렵고..

솔직히 말하자면, 동년배 친구들이 현재 거의 없다시피 하기에 술 한 잔 먹으면서 고민 같은 것들을 털어버리기가 굉장히 힘들다. 회사 사람들은 나보다 한 참 어리기도 하고, 세대 차이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공감하기 힘들다. 처한 상황도 다르기도 하고.

대인관계에 있어서 스스로 자초한 일도 있어서 마음이 더욱 심란하다. 특히 요새 가장 힘든 일은 그동안 연락을 안하다가 개인적인 일이 있어 연락하는 경우다. 가끔씩이라도 연락을 했으면 그나마 덜할텐데, 내가 필요하다고 전화하는 것 자체가 굉장한 스트레스로 다가오면서 스스로에게 이상한 패배감을 안겨준다.


애초에 나 역시 개인사를 잘 털어놓는 편이 아니고, 나이를 먹으면서 더욱 그 증세는 심해졌다. 최근 이 업종을 택한 2년 반의 기간은 대인관계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물론 내가 조금만 더 신경쓰고 부지런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텐데.

자승자박의 꼴이다. 여기에 더불어 내 향후 거취 때문에 머리가 너무 아프다. 영원 할 수 없는 이곳의 직장생활을 계속해야할지, 아님 자영업을 시작해야한다는 압박감.

내 인생은 한정적이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는 나름의 가치관도 있기에 더욱 더 고민으로 다가온다.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용기가 지금의 내게 있는건가.

경제 상황도 마찬가지. 무언가 할라치면 꼭 돈 문제가 걸림돌이다. 최소 자본금 5천이상이어야 그나마 괜찮은 가게 하나 만들 수 있는데, 그것도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천년만년 혼자 살거라면 다른 이들의 눈치를 보지않고 편하게 살 수 있건만. 지금의 나는 그렇지 못하다. 내 가족을 지켜야만 한다. 항상 주변 친구들보다 모든 것들이 늦다. 지금의 중2병스러움도 그렇고.

일도 하기 싫고, 주변 관계 스트레스도 그렇고. 그렇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푹 쉬고싶다. 하고싶은 거 하면서 그냥 쉬고싶다. 그 뿐이다. 넓은 바다를 보며 바닷바람 맞으며 시원한 아이스티 마시며 시간을 보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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