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장사의 깨달음이랄까
- 몰아서 보기/우규
- 2025. 3. 22.
몇 년간 음식 장사 하면서 깨달은 사실 몇 가지. 남들 보면서 눈이 휘둥그레지는 인테리어와 평수로 압도되는 그런 매장들은 보기엔 좋을 수 있으나, 운영비, 창업 비용을 고려했을 때, 결국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고, 실제 벌어가는 수익률이 중요하다. 허름해 보여도 조용히 돈 벌어가는 알찬 매장.
그런 의미에서 여러 가지 생각도 함께 드는데, 예를 들면 현재 운영 중인 술집에서 그걸 찾을 수 있다. a급 상권에서 다른 사람들이 하지 않는, 상권에 어울리는 아이템. 운영비.. 특히 마케팅비는 비싼 월세로 퉁칠 수 있는 그런 자리 좋은 곳에 입점. 일을 계속해보니까, a급 입지 아닌 이상, 마케팅으로 풀어야 하는데, 나는 아직도 장사하는 사람이지만, 마케팅비가 너무 아깝다.
고로 마케팅비를 줄이려면, 상권과 입지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b급지 아니면 a- 급지는 마케팅을 꾸준히 해줘야 성과가 있다. 고물가 시대인 지금은 잠재적 고객을 끌어내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내가 만약 새로운 아이템을 시작으로 장사를 다시 한다고 해도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상권과 입지에서는 할 생각이 아예 없다. 왜냐하면 손님에게 외면받는 자리에 마냥 기다리면서 멍해지는 자신과 부서져가는 멘탈의 고통을 다시는 느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위의 매장을 현재도 운영 중이지만, 운영비 측면에서 힘든 부분이 있다. 특히 구워주는 고깃집 콘셉트이다 보니 사람 구하는 것도 일이고, 많은 사람들을 필요로 하기에 타 매장 대비 인건비 부분이 너무 높다. 일이 힘든 것도 포함.
술집을 현재 3개월 운영하면서 좋았던 점은 30평 17 테이블임에도 불구하고, 인원을 3명만 써도 돌아간다는 점. 직원은 1명이면 충분하다는 점, 운영이 매우 쉽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물론 프랜차이즈라서 원가율이 높아서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술집이라 그런지 뭐든 음식을 갖다 주면 땡이라 고깃집 대비 너무 좋다.
이런 의미에서 술집 창업은 정말 매력적인 아이템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개인 식당들의 생존은 인건비, 그리고 원가율이 핵심이다. 사람을 최대한 안 쓰는 전략으로 매장을 세팅해야 하며, 원가율이 높은 음식을 해서는 안된다. 물론 튀는 아이템도 삼가해야 한다. 적당히 원래 있던 아이템에서 더 나은 전략을 취하며 남녀노소 아우르는 음식이 돼야 한다.
사람을 최대한 안 쓰는 전략은 미리 메뉴 나가기에 앞 서, 선처리를 한다거나, 일이 매우 간편하거나, 바로 나갈 수 있는 음식이 야한다. 늦은 시각까지 장사를 해서도 안된다. 코로나 사태와 불경기 여파는 사람들의 행동 패턴까지 영향을 미쳤다. 적당한 운영시간은 일하는 사람에게도 필요하다.
원가율 고민은 싼 원재료를 찾아 고부가치를 만들어 비싸게 파는 아이템으로 승부하는 것이 장기적인 장사 레이스 돌입에 앞 서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필수 요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