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과의 아름다운 마무리가 가능할까?

요 몇 일간 업무상 스트레스로 개인적으로 괴로운 시간을 보냈다. 멘탈이 이러니 당연히 블로그 포스팅 역시 너무나 힘들었고, 지금은 조금 마음을 추려서 글을 작성한다. 지금 시간 새벽 6시. 

얼마전 직원 s 관련 글을 쓴 적이 있다.

sooyil.tistory.com/3874

 

지나친 애정과 관심은 독이된다

나는 관리자, 직원은 편의상 S . 오늘은 쉬는날이었다. 보통 일요일에 하루 쉬는데, 개인적인 볼 일이 있어 (오늘) 월요일에 쉬었다. 볼 일 보고 너무 너무 피곤해서 일찍 잤다가 지금 막 새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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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내 손으로 오늘 퇴사 처리했다.

휴..

s 는 2019 년 4월 초부터 근무를 시작해서 2020 년 10월 말까지 근무를 했으니 딱 1년 6개월 만근했다. 난 직원 그 누구보다 s 가 업무적으로 강해지길 원했다. 나이도 어린 것이 내 잔소리를 이겨가며 정말 열심히 잘 따라와줬다. 물론 그 사이에 수많은 에피소드가 있지만, 뭐 그건 그나름대로 지나간 일일뿐.

 

2020 년 10월 30일 사직서

 

애정과 관심을 갖고 s 가 업무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름 직장 생활의 보람을 느끼곤 했는데 이제는 보내줘야 했다. 물론 직원이 아닌 시급제 알바로서 일을 계속 하길 원했던 s 였지만, 내가 단칼에 짤랐다. 내 위치상, 내 성격상, 그럴 순 없었다. 괴로웠다. 너무 괴로웠어. 

그동안  회사에서 열심히 일을 해준 s 에게 최소한의 배려는 해줬다. s 의 선택지는 몇가지 있었다. 좀 쉬다 다시 일을 시작하라던가, 아님 시급제 일로 돌리던가.. 등등.. 하지만 본인이 퇴사를 선택했다. 

그만둔다고 사직서에 글을 쓰는 순간부터 s 는 계속 울기 시작했다. 그간 직장내에서 있었던 수많은 일들과 복잡한 생각들이 순식간에 밀려왔을테다. 조용히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모습... 퇴사를 종용하는 듯한 내 말투. s 를 향해 계속 다그치는 꼰대같은 내 모습.. 이걸 알면서도 계속 말하는 나.

함께 거리를 걸으며 커피 한 잔을 했다. 그러고보니, 오랜기간 같이 일을 했는데도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내가 이렇게 무심했었나??

' s 야, 지금까지 우리 회사에서 일한 것처럼 다른 곳에서 똑같이 한다면, 넌 아주 많이 사랑받을꺼야. 넌 내가 키웠으니 당연히 a 급이다. ㅋㅋㅋ 너가 하고자 하는 그 길, 무한 응원 보낼께!!! ' 

 

 

커피 마시는 내내 s 는 울었다. 짠했다. 나도 옆에서 속으로 울었다. s 는 너무 어렸다. 사회생활이 처음이다보니 모든 것들이 서툴렀다. 그러나 배우면서 성장했다. 그런 모습을 보고 나 스스로도 업무적 스트레스를 날리며 멘탈 성장에 큰 도움을 받았다.

그동안 일을 하면서 수많은 직원들이 내 옆을 스쳐 지나갔다. 업무적 특성상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많았는데, s 는 특별했다. 스승과 제자 같은 느낌으로 가르치고싶었다. 정신적으로 성장하게 도와주고싶었다. 뭐, 결국 이렇게 될 시나리오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나 역시 내상이 크구나.

휴..이런저런 복잡한 생각들 덕분인가? 하루에 한 갑 넘게 담배를 피는 것도 오랜만이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도 내 맘을 알아서 그럴까, 오늘따라 술 한 잔 하자고 많이 말하던데..ㅎㅎ 일부러 안마셨다. 마시면 나의 추한 꼴 보일까봐..-_-'' 

그냥 집에서 괴로운 마음에 간단히 한 잔 마시고, s 에게 마지막으로 카톡을 보내고 잤다. 새벽에 일어나 카톡을 열어보니...

 

2020 년 10월 31일 카톡

 

아, 씨.. 고맙네.. 이게 뭐라고.....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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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회사 내에서 s 라는 이름의 단어는 금지어.-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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